2024-04-28 05:55 (일)
연말 술자리 묵은 감정 풀다가 ‘특수상해’ 연루될 수 있어, 검사출신 변호사 “위험한 물건 정확히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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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술자리 묵은 감정 풀다가 ‘특수상해’ 연루될 수 있어, 검사출신 변호사 “위험한 물건 정확히 알아야”
  • 우진영 기자
  • 승인 2019.12.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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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 짓는 12월에는 사내 회식을 자주 하게 되고 그 동안 연락을 소홀히 했던 친구나 지인들, 가족들과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고 아픔을 위로하는 자리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묵은 감정을 풀겠다고 좋지 않은 이야기를 꺼냈다가 사이가 나빠지는 것은 물론, 육탄전으로 번져 특수상해 등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특수상해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상해하는 범죄를 의미한다. 단순상해에 비해 불법성이 크기 때문에 처벌 역시 엄중히 이루어지며 벌금형이 없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피해의 정도가 크다면 아무리 초범이라 해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며 구속수사가 개시되기도 한다. 

위험한 물건이라는 단어를 보면 망치나 둔기, 칼, 톱, 총과 같은 흉기를 들고 난동을 피울 때에만 특수상해가 인정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유앤파트너스 유상배 검사출신 대표변호사는 “일상 속에서 화를 참지 못하면 누구나 연루될 수 있는 것이 특수상해”라고 단언한다. 

실제로 발생한 특수상해 사건을 살펴보면 동료와 술을 마시다가 화가 나서 소주병으로 동료의 머리를 친 A, 얼음물이 가득 담긴 플라스틱 피쳐통을 집어 던진 B, 여자친구와 다투던 중 화가 나서 휴대전화로 머리를 때린 C, 뾰족한 하이힐로 상대방을 때려 상처 입힌 D 등에게 특수상해가 인정된 바 있다. 즉,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물건이고 본래의 사용 방법이 위험하지 않다고 해도 특수상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이다. 

유상배 대표변호사는 “특수상해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은 물건의 재질이나 강도, 모양, 피해의 정도와 사용 방식 등을 토대로 상대방에게 얼만큼의 위협을 가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실제로 상대방에게 심각한 수준의 상해를 입히지 않았거나 상대방이 피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혐의가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여겨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특수상해의 모습이 법적인 특수상해의 요건과 일치하지 않는 상황은 또 있다.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인다는 법적 요건은 떼로 몰려가 단체로 구타를 하여 상해를 저지르는 상황만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직접 상해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다면 특수상해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옆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피해자가 다중의 위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상배 대표변호사는 “특수상해는 워낙 죄질이 무거워 수사기관에서도 결코 소홀히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연루된 즉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해야 한다. 설령 상해의 정도가 미약하다고 해도 특수폭행이나 특수협박과 같은 무거운 혐의가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사태를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