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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서술형 수능 도입 논의, 교육계 지각변동 신호탄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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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서술형 수능 도입 논의, 교육계 지각변동 신호탄 될 것인가?
  • 우진영 기자
  • 승인 2019.11.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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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문가 원종호 대표 인터뷰 “진정한 논술교육은 스스로 생각을 열고 세상을 보는 방법을 기르는 것”

2018년 교육부의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안에 포함되어 있던 논·서술형 수능 도입이 최근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세부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현 수능은 미래 교육에 맞지 않는다”라는 뜻을 밝힌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하여 교육계 고위 인사들의 관련 발언이 줄을 잇고 있다.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이르면 현재 중학교 1학년이 대입 시험을 치르는 2025학년도부터 적용될 수 있기에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채점의 공정성 확보와 과도한 비용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가 산재해 있지만, 1994년 시행 이후 올해로 27년 차를 맞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개선이 시급한 만큼 구체적인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전문가이자 현 지앤비교육 대표이사인 원종호 대표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자연스러운 것이라 말한다. 기존의 정답 찾기식, 암기식 교육에 매몰되어서는 더 이상 미래 역량을 기를 수 없으며, 현 수능이 유지되는 한 주입식 교육의 폐단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OECD 국가 대부분이 선다형이 아닌 논술형의 대입 시험을 채택하여 시행하고 있고, 대입에서의 논술 채택은 시간과 방법의 문제이지 채택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는 가장 대표적인 논술형 대입 시험으로 200년이 넘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 시험은 일주일에 걸쳐 진행되는데, 대부분 서술형으로 치러지며 그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철학 논술시험의 경우 주어진 주제 중 하나를 골라 4시간 동안 서술하게 된다. 

프랑스는 온 국민이 철학 시험 문제에 관심을 가질 만큼 인문학 교육을 중요시하는데, 이런 사회적 배경이 바칼로레아 시험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수업의 유연성으로 이어진다.

원 대표는 앞으로 대한민국 교육과 대입 제도의 변화에 갑론을박이 있겠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 말한다. 다만 우리나라 논술 교육에 대한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논술은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요구하는 고도의 정신적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국어 교육 차원에서 맞춤법에 근거한 작문 형태의 글쓰기로 받아들인다”라며, “천편일률적인 글쓰기는 또 다른 암기식 교육의 변형이 되기 때문에 진정한 논술 교육이 반드시 요구되며, 진정한 논술 교육이란 스스로 생각을 열고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을 기르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교육계에서는 지난 9월 론칭된 지앤비교육의 ‘패럴랙스 인문아트’가 이런 변화의 흐름과 일맥상통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논술의 궁극적 목적이 세상과 삶을 이해하는 통찰력과 분석력을 기르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인문고전을 바탕으로 사유하고 질문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패럴랙스 인문아트가 그 목적과 완전히 일치되기 때문이다. 

패럴랙스 ‘생각열기 학습법’을 고안한 원종호 대표이사는 예측한 것이 아니라 확신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대한민국 교육은 그렇게 변해야 하고, 이미 그 변화는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올바른 일을 올바른 사람들과 올바른 방법으로 행하는 것, 그것이 나의 삶의 가치다”라며 “앞으로 패럴랙스 생각열기 교육이 선봉대가 되어 대한민국 교육에 잘 정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