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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원혁 누리랩 대표 “한국의 팔란티어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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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원혁 누리랩 대표 “한국의 팔란티어를 꿈꾸며”
  • 길민권
  • 승인 2016.08.0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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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디지털 수사도구 개발하는 독보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것”

‘팔란티어’(Palantir)라는 기업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미국 팔로알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팔란티어는 기업가치 205억 달러(24조9천억 이상)로 우버, 샤오미, 에어비앤비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초우량 스타트업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범죄예측시스템을 개발했고 주로 CIA, FBI, NSA, CDC, 미 군사조직 등에서 이들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이외 다른 국가 기관들도 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빈 라덴을 찾는데도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각국의 정부와 수사기관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팔란티어는 엄청난 기업 가치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도 하지 않는다.
 
한국에도 이런 팔란티어와 같은 회사를 꿈꾸는 기업이 있다. 바로 누리랩(대표 최원혁. 사진)이다. 수사기관들이 범죄 수사를 위해 압수한 PC, 서버, 모바일기기, 각종 저장매체 등에서 암호화된 정보를 복원해 수사정보를 제공해 주고 수사기관에서 사용하는 외산 디지털 포렌식 장비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특수한 장비나 프로그램을 해독해 주고 있다. 누리랩은 아직 팔란티어라는 신비의(?) 기업과는 규모면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두 회사의 비즈니스는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누리랩은 국내 이 분야 기술에서 독보적이다. 얼마 전 데일리시큐는 누리랩 최원혁 대표를 만나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봤다.
 
최원혁 대표는 파이썬 언어로 개발한 오픈소스 ‘키콤백신(KicomAV. www.facebook.com/Kicomav/)’ 개발자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최 대표를 이야기하면서 안티 바이러스(이하 백신)를 빼놓을 수는 없다.
 
◇키콤백신으로 시작된 안티바이러스와 질긴 인연
최 대표는 “93학번 컴퓨터 공학과다. 과내 동아리 이름이 ‘키콤’이었다. 당시 동아리 PC에 바이러스가 감염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백신을 한번 만들어 보자는 순수한 마음에 백신 제작에 몰입하게 됐다. 당시 공개용 백신은 안철수연구소(현 안랩)의 V3, 터보백신, 타키온백신, 한국전산원 백신 등이 있었고 키콤백신도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며 “키콤백신 개발을 하면서 바이러스 샘플을 공유했던 저와 주영흠(현 잉카인터넷 대표), 권석철(현 큐브피아 대표) 대표 등과 하우리를 공동창업하게 됐다. 이후 하우리 바이로봇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공개용 백신 역사의 중심에 최원혁 대표가 있었던 것이다.
 
그는 하우리에서 10년 정도 근무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최 대표는 “하우리에 근무하면서 얻은 것은 사람이었다. 아쉬운 부분은 2007년 경 지금의 바이러스토탈과 같은 클라우드형 백신을 만들려고 했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이루지 못했다. 그랬다면 바이러스토탈보다 먼저 세계적인 서비스가 한국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진한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당시 끈끈했던 하우리 직원들과 현재 누리랩을 설립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어떤 백신을 만들고 싶었을까. 최 대표는 “당시 V3를 따라 잡는 것도 중요했지만 글로벌 외산 백신들이 가지고 있는 대응력과 진단력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외산 백신들은 삭제만하고 치료를 하지 않는다. 국내 백신은 특성상 치료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진단과 치료 모두 탁월한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국내 백신, 치료위주에서 진단위주로 변화해야”
특히 그는 국내 백신의 특성에 대해 “국내 백신은 사용자 성향 때문에 치료위주로 발전해 왔다. 외산은 치료보다는 진단위주다. 국내 사용자들은 치료로직도 없이 탐지와 차단만 하면 항의 전화가 빗발친다. 치료도 안되는데 업데이트를 하면 어쩌라는 거냐는 불만들이다. 치료로직을 만들려면 24시간 이상 걸릴 때도 있다. 그래서 국내 백신은 치료로직이 나오기 전까지 탐지와 차단 업데이트를 못해 외산보다 느리다는 억울한 평가를 받고 있다”며 “국내 백신은 초창기부터 예방용이 아니라 치료용으로 인식되어 왔다. 감염되면 치료하면 된다는 의식이 자리잡은 것이다. 이제 국산 백신들도 예방차원의 진단위주 방식으로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최 대표는 하우리에서 잉카인터넷으로 옮겨 2013년 키콤백신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국내 다른 백신이 C언어로 개발됐지만 키콤백신은 파이썬 언어로 개발됐다. C언어로 개발된 백신은 최근 개발자들이 이해하기도 힘들고 신입들이 따라가기 버거운 구조를 갖고 있다. 최 대표는 그 부분 때문에 파이썬으로 개발해 이를 인터넷 상에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사용자들이 키콤백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내년 3월에 책을 출간할 예정이며 관련 내용으로 최근 강의도 계속하고 있다. 매회 매진될 정도로 반응도 좋다. 강의는 누리랩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잉카인터넷을 퇴사하고 터보테크를 거쳐 누리랩 이름으로 공공기관 연구과제(수사기관 포렌식 연구) 등을 수행해 오다 과제 규모가 커지면서 이전 하우리 직원들과 의기투합해 지난해 3월 누리랩 법인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이때부터 누리랩은 수사기관을 대상으로 한 포렌식 관련 매출이 80%를 차지할 정도로 디지털 포렌식에 유니크한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외산 포렌식 장비들이 풀지 못하는 국내 소프트웨어를 분석하는 업무가 많다. 한국인들이 주로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버전별로 포렌식 도구를 개발하고 복호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며 “올해 매출 목표는 15~16억 정도 잡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 사업도 늘고 있다. 최근 김포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에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웹해킹, 시스템해킹, 네트워크 해킹, 멀웨어 분석 등 실습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누리랩, 한국의 팔란티어와 같은 기업으로 성장하길
누리랩 비전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최 대표는 “팔란티어와 같은 기업이 되길 바란다. 혁신적인 디지털 수사도구를 만드는 독보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수사기관들과 많은 업무를 하다 보니 정말 나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과 수사관들이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크고 작은 사건들이 터지면서 수사량은 많고 분석시스템은 한계가 있고 수사 인원도 한정적인 상황에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분석해 증거를 찾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이를 통해 수사에 일조할 수 있어 보람도 느낀다. 이 분야에 집중해 최고의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키콤백신에 대해서도 “북한이나 여타 악의적 해커들이 국내 백신을 우회해 공격하는 상황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유는 모든 백신이 공개돼 있기 때문이다. 공격자들에게 포착되지 않는 백신이 필요하다. 분석이 안되면 공격할 수 없다”며 “그래서 키콤백신은 정부기관이나 기업에서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백신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기관에서 바이러스 샘플을 백신업체에 넘기면 백신업체에서 다시 검증해 업데이트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키콤백신은 사용기관 내부에 설치해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고 기존 백신과 함께 보조백신으로 사용하면 보안성을 높이고 피해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이런 이유때문에 여러 기관에서 키콤백신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지금까지 함께 고생하고 따라와 준 것에 너무 감사함을 느낀다. 지금까지 서로 믿고 같이 왔다. 그래서 보상을 해 줘야겠다는 생각에 빨리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조급함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성급하게 가는 것 보다는 차근차근 성과를 내고 현재 국내에서 아무도 하지 않는 특화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길 바란다.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사업도 성공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지금처럼 믿고 같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최 대표와 하우리 시절부터 동고동락해 온 누리랩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는 시간도 가졌다. 서로간 신뢰로 끈끈하게 뭉쳐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리랩이 한국의 팔란티어와 같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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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시큐 길민권 기자> mkgil@dailysec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