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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낀 논문 사건 교수와 학생, 저작자 직접 찾아가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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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낀 논문 사건 교수와 학생, 저작자 직접 찾아가 사과
  • 길민권
  • 승인 2012.01.09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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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 이극 교수와 손철웅씨, 김진국 연구원 직접 찾아가 사과
학술비 전액 환수조치…교수징계 여부는 두고 봐야
지난 1월 4일 데일리시큐는 ‘블로그 글 베낀 논문 버젓이 학술지에 등재’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한남대 이극 교수의 베낀 논문 학술지 투고 사건을 고발한 바 있다.
(관련 기사=www.dailysecu.com/news_view.php?article_id=1404)
 
간략히 고발기사 내용을 요약하면, 김진국 안철수연구소 A-FIRST팀 주임연구원이 2009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포렌식 관련 내용을 2010년 당시 한남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 대학원생이었던 손철웅 학생이 그 글을 그대로 베껴 지도교수인 이극 교수에게 논문형식으로 제출했다. 이극 교수는 손철웅 학생이 졸업한 이후, 베낀 내용인지도 모른채 그대로 제자의 논문을 자신이 주저자로 이름을 올려 학술지에 투고해 등재된 사건이다.
 
이 기사가 보도된 후, 한남대학교 측은 이극 교수에게 상황을 전달 받고 당시 학술비로 지원됐던 금액을 전액 환수키로 결정했다. 또한 이번주 내로 이 사건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징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극 교수는 1월 6일 기자에게 메일로 “여러가지 문제로 소란을 일으켜 죄송합니다. 김진국 씨와 논의해 첨부한 내용의 경과 사항과 사과 내용을 데일리시큐에 공개하려 합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사과 내용을 보내왔다.
 
다음은 한남대 이극 교수가 보내온 사과 내용 전문이다.
 
『5일 손철웅군과 함께 김진국님을 찾아가 정중히 사과를 하였습니다. 사과를 받아준 김연구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더 빨리 사과하고 싶었는데 김연구원님과 연락이 닿지 않아 5일에야 사과하게 되었습니다.
 
길(민권)기자님과 통화하던 4일 당일에는 너무 경황이 없었고, 내 의도와 다르게 보도 될까봐 내말은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이것이 마치 사과를 거부하는 듯한 인상으로 받아들여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건을 간략히 말씀드리면,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손군에게 포렌직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 코멘트하면서 이런 부분의 논문을 한번 써보라고 말했고, 손군은 나중에 자기 이름으로 된 논문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 당시에는 몰랐었고 당연히 손군이 작성했다고 생각했고 이를 학술지에 내었습니다.
 
저희 분야의 경우 대학원생과 교수가 연구나 논문을 서로 공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제가 논문을 써도 대학원생의 이름을 같이 넣어 발표하고, 대학원생의 논문에도 지도교수 이름을 같이 넣어 발표합니다. 연구 과제 신청시에도 미발표 된 연구 결과가 있으면 이를 토대로 과제를 제안하고, 그 동안에 다른 연구를 미리 진행하여 결과를 축적하기도 합니다. 문제의 논문이 미발표 논문이라 생각하여 연구를 신청해 발표하게 되었고, 손군이 졸업한 상태여서 논문 심사과정이 원활치 않아 저를 책임자로 논문을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몰랐었다는 변명으로 이 문제의 윤리적 도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논문을 잘 지도하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원망입니다. 어떤 교수가 인터넷에 공개된 내용을 그대로 카피한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도 않고 그대로 논문으로 내겠습니까. 요즘 같이 논문이 인터넷에 다 공개되는 세상에요.
 
그리고 교비 연구는 민군겸용 보안공학 연구센터와는 아무 연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김진국님과는 보안공학논문지에 실렸던 논문 게재를 취소하고, 관련 교비 연구비를 전액 학교에 환수시키는 것으로 이 문제를 마무리 짓기로 하였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이 문제로 여러분들과 김진국님에게 폐를 끼친 점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이 교수의 말대로 베낀 논문이 등재됐던 보안공학연구센터 보안공학연구논문지 사이트를 확인해 본 결과 “본 논문은 표절로 밝혀져 삭제되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문제의 논문이 삭제된 상태였다. (관련 사이트=www.jse.or.kr/insiter.php?design_file)
 
또한 잘못을 한 이극 교수와 손철웅씨가 직접 김진국 연구원에게 찾아가 사과를 하는 것은 마땅하며 지급된 학술비 환수 결정도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이런 사안에 대한 대학교 측의 호된 징계가 없는 한 이런 일은 한국의 여러 대학에서 다반사로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을 접한 보안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논문을 제출하면 이 바닥에서 끝장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데일리시큐=길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