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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뮤직 양홍용 대표, “피아노 조율은 저의 첫 사랑과도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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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뮤직 양홍용 대표, “피아노 조율은 저의 첫 사랑과도 같았습니다”
  • 우진영 기자
  • 승인 2020.06.0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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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립음악원 기술세미나 초청강사로 임명돼

피아노는 총 88개의 건반에 달린 해머로 현을 두들겨서 음악을 연주하는 타현악기이다. 그만큼 낼 수 있는 소리가 풍부하고 연주자의 역량에 따라 음의 강·약까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독주, 합주, 반주 등 모든 연주에 두루두루 쓰인다.

덕분에 300년 전 세상에 알려진 이후 지금까지 많은 대중과 음악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악기이기도 하다. 바이올린과 첼로 등 다른 현악기들은 연주자 본인이 직접 휴대하고 다니면서 조율까지도 직접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피아노는 휴대가 불가능하고, 악기의 구조가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음을 조율하는 ‘조율사’가 따로 있다. 와이뮤직 양홍용 대표는 어쿠스틱 피아노만이 낼 수 있는 감미로운 음율을 위해 외길인생을 걸어온 ‘피아노 조율사’다.

피아노 전공 준비생이던 양 대표는 고등학교 중반 진로를 변경하기 까지 매일 일정시간 이상 피아노를 치곤 했는 데 답답한 상황이 생기면 스스로 피아노 조율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지식이 전무하다보니 뚜껑을 열고 액션을 분해한 후 해머를 만지작거리며 잡음과 오작동 정도만 해결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호기심으로만 간직하던 조율에 대해 깊이 빠지게 된 건 군대 휴가 중에 들른 서점에서 만난 조율 서적 덕분이었다. 첫 사랑을 다시 만난 것처럼 빠르게 빠져들어, 이론을 부대에서 독파하고, 전역 후에는 바로 실습 학원에 등록했다.

복학 후에는 학업과 함께 프리랜서 조율사의 활동을 병행하고, 주말과 방학을 이용하여 당시 미지의 분야인 피아노 복원에 관한 실무를 처음부터 배우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러 양홍용 대표의 커리어를 완성시켜 주었다.

“단순히 음을 맞추고, 고장 난 부분을 고치는 것은 피아노 조율의 기본에 속한다. 남이 듣지 못하는 소리, 느끼지 못하는 감각을 알아야 한다”며 단순히 음 맞추는 피아노의 구조에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와의 교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악의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피아노 조율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양홍용 대표다. 최근 피아노 시장의 흐름이 바뀌어,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고 관리하기가 힘든 어쿠스틱 피아노보다는 상대적으로 관리가 쉬운 전자 피아노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에 따라 피아노 조율사들의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직업 연주자들의 조율 수요는 전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조율사들은 협회 주관으로 세미나를 열어 기술 공유도 하는 등 실력을 갈고 닦아서 오히려 질적 향상이 크게 이뤄지고 있다.

바뀌는 흐름 속에서도 해외아카데미로 다져진 기술 연마와 양 대표의 선천적인 음악에 관한 이해, 전공을 준비하던 긴 시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주자의 성향 파악 등이 어우러져 그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주목하는 피아노 조율사가 되었다.

특히, 베트남 국립음악원 기술세미나 초청강사로 임명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양 대표는 갤러리피아노팀 팀장으로 복원·수리 활동을 하면서도, SK아트리움 전속 조율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전속조율사, 계원예술고등학교 전속 조율사, 동덕여자대학교·대학원 전속 조율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피아노 조율사 전문가인 그에게 배움을 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강단에 서게 되어 서울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동덕여자대학교·대학원 출강, 백석예술대학교 출강 등의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다.

학생들이 쉽게 피아노 조율의 길에 접근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청음 실력을 갖추도록 조언하는 양 대표는 ‘쉽게 귀를 열어주는 선생님’으로 통한다. 귀를 하나의 감각기관으로 익혀 음색에 대해 풍부하고 주관적인 표현을 하게 되고, 이것이 곧 연주자와의 밀접한 소통으로 연결된다.

학교 수업과 온라인 컨텐츠를 잘 조합해서 전문가 양성 과정뿐만이 아닌, 누구나 쉽게 접근하는 피아노 조율과 구조론 교육을 하고 싶다는 양홍용 대표,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을 접하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라는 꿈을 말하는 그의 눈이 소년의 눈처럼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