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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월호 침몰과 정보보안 사고의 오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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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월호 침몰과 정보보안 사고의 오버랩
  • 길민권
  • 승인 2014.04.1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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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골든타임때 신속한 위기대응시스템이 작동했다면 이런 참사는...
너무도 참담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6일 전남 진도 해역에서 수학여행을 떠나는 안산 단원고 학생 등 475명이 탑승한 6천825톤급 대형 유람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18일 오후 5시 현재 전체 탑승객 475명 중 사망자는 28명, 구조자는 179명, 나머지 268명은 여전히 실종상태다. 
 
한편 어린 학생들을 버리고 혼자 살겠다고 먼저 탈출한 선장,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도 학생들에게 선원들은 메뉴얼대로 안내방송도 하지 않고 마지막 탈출방송도 하지 않았다. 틀림없이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 선장과 선원들이 초동 대처만 잘했다면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대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구조현장에서는 해경, 군, 민간 구조대원들이 구조활동을 펼쳤지만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 배가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을 펼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초기 골든타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이제는 선체 안으로 접근도 못하고 있다. 
 
더욱이 현장에는 민, 경, 군 통합지휘관도 없이 각 조직별로 따로 구조활동을 펼치다 보니, 16일 오후 2시 안행부는 구조자를 368명이라고 발표했다가 4시 30분 다시 164명으로 정정발표하는 등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통합 지휘 체계가 없었다는 증거다.
 
우리나라는 조선과 항만사업에서 세계적인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위기관리대응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지난 1993년 292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이후에도 위기대응시스템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사건으로 재차 확인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보안현실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다. 사고가 터지면 컨트롤타워도 없고 구체적인 지휘권 관계도 성립되지 않아 우왕좌왕하고 정보공유도 되지 않고 있다.
 
위기가 닥쳤을 때 현장에서는 정확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도 초기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선장의 지휘 하에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선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려 대피를 지시했다면 이처럼 슬픔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하는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고 초기에 신속하게 협업을 통해 정확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보안 위협을 감지한 초기 골든타임에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그 피해는 최소화될 수도 있고 엄청난 피해를 몰고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정부든 기업이든 초기에 위기를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위기 탐지 초기에 각 분야 전문가 의견 수렴 시스템을 가동하고, 이를 총괄 하는 컨트롤타워의 책임자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우리 정부의 혹은 우리 기업의 ‘사이버호’가 침몰한다면 ‘세월호’와 같은 참담한 상황을 막을 수 있을까. 실전과 같은 사이버 위기대응 훈련을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하고 있을까. 사고가 발생하면 메뉴얼대로 정부조직과 사내 직원들이 움직일 수 있을까. 또 위기대응 메뉴얼은 정말 가지고는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 메뉴얼이 실제 비상시에는 무용지물이지는 않을까.
 
18일 오후 6시, 침몰된 세월호 내부 진입 수색작업은 연결된 유도 라인이 끊어지면서 또 다시 중단됐다. 268명의 실종 탑승객들은 여전히 생사 확인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안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 시간을 최대 72시간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존 가능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도...그래도 희망을 가져본다. 꽃다운 어린 학생들이 다시 사랑하는 엄마 아빠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데일리시큐 길민권 기자 mkgil@dailysec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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