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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해커들까지 사이버전 선포...불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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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해커들까지 사이버전 선포...불안불안
  • 길민권
  • 승인 2014.03.05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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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인프라 준비미흡, 부정여론 확산 등 악재 잇따라
외신들의 ‘2014 브라질월드컵 재앙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우선 월드컵 개최에 대한 싸늘한 국내여론이다. 개막일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자국민들의 월드컵 개최지지도는 최저치로 떨어졌고 현지인 상당수가 월드컵 개최는 돈 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로이터가 현지 여론조사기관(Datafolha)의 서베이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2008년 11월, 무려 79%에 육박했던 자국 월드컵 개최지지율은 현재 52%까지 급락한 상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 또한 26일 심층보도를 통해 “개막식 기한까지 완공은 힘들 것”이라는 월드컵 주경기장 건설근로자들의 우려 섞인 전망을 인용하며 삐걱거리고 있는 브라질 월드컵 준비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브라질은 공공인프라와 공공서비스 부실, 장기간 경기침체, 정치 불신 등의 요인이 맞물려 반정부 시위, 나아가 反월드컵개최 시위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하반기 기술적 경기후퇴로 접어들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시위대의 불만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양상이라고 FT는 진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브라질 월드컵이 해커들의 ‘주요표적’(prime target)이 되고 있다는 보도도 위기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의 해커들은 월드컵 관련 웹사이트 마비와 정보 탈취 등의 방식으로 ‘월드컵 훼방전’(disrupting the World Cup)에 나서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사이버범죄율이 유독 높은 브라질로선 취약한 통신인프라와 사이버전에 대한 경험 미숙 등으로 실제 해킹 공격 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 해 6월, 브라질 시내를 가득 메웠던 백만 명 이상의 반정부 시위대는 무려 330억 헤알(미화 142억 달러) 이상이 월드컵 준비로 낭비되었다며 해당 자금은 오히려 공공서비스 개선과 부패 근절, 투명성 제고를 위해 투입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 같은 시위대의 주장에 해커들도 사이버전 방식으로 동참하겠다는 것이다. 해커들은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월드컵 무대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 조직위의 웹사이트는 물론 월드컵 스폰서기업들의 웹사이트들도 해킹 대상이 될 것이라고 사전 경고했다.
 
브라질의 통신인프라 취약성이 재주목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브라질은 세계 4위의 ICT(정보통신기술) 시장으로 올해 말까지 3백만명 이상이 LTE 네트워크 가입자가 될 것이라고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전망하고 있다.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가 무려 2억 7,600만명 수준으로 136%의 이통서비스 보급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얼마 전 끝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보듯, 국제 스포츠행사 개최에서 모바일 통신인프라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브라질 월드컵의 ‘모바일 통신인프라’ 현황은 상대적으로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정보컨설팅 기업인 코비즈미디어가 인포네틱스 리서치 등 주요 시장조사기관들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리오의 마라카낭(Maracanã) 축구경기장 등 월드컵 주경기장과 인근 지역의 경우, 수많은 방문객들의 ‘모바일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통신인프라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인터넷무선기지국(BTS)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며 2016년 올림픽 경기 상당수가 열리게 될 자카라파과(Jacarepaguá) 경기장은 현재 24개의 BTS만 설치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브라질 전체로 볼 때 지난 해 초 기준, 약 6만 곳의 휴대폰 기지국이 설치되었으며 이는 미국의 통신사인 AT&T 기업 한 곳이 미국에 설치한 BTS 수와 유사한 수준이다.
 
브라질의 열악한 인터넷 통신인프라 문제는 남미시장 공략에 나선 글로벌 가전업계에도 골칫거리이다. 대만의 Acer는 브라질 시장을 겨냥해 크롬북을 전격 출시했고 삼성전자도 2월 초 C303 모델을 출시했지만 정작 브라질의 열악한 인터넷 접속 문제가 제품 판매에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IDC 현지법인의 한 관계자는 진단했다.
 
무려 500억 이상을 쏟아 부었지만 실패한 올림픽으로 평가 받는 소치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브라질의 월드컵 준비 현황 또한 매우 유사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과잉투자 논란 속에 주경기장과 공항 등 인프라 건설은 여전히 지지부진한데다 경기장의 경우 아직 완공조차 되지 않은 곳이 5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외신들이 ‘브라질 월드컵실패론’을 잇따라 들고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최근 2개월 간 브라질월드컵 준비현황에 대한 외신 보도는 ‘난관’(challenge), ‘차질’(disruption), ‘짙은 먹구름’(pall), ‘위협’(threat) 등 주요 기사들의 60% 이상이 부정적 뉘앙스의 평가와 함께 보도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주, FIFA가 올 해 월드컵 참가선수들의 SNS 사용금지 조치를 전격 발표한 가운데, SNS사용금지가 아니라 아예 휴대폰 사용조차 못하는 게 아니냐는 회의론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열악한 인프라준비 미흡상황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데일리시큐 장성협 기자 shjang@dailysec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