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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가자 해외로!①] 지란지교소프트, 일본시장 진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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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가자 해외로!①] 지란지교소프트, 일본시장 진출기
  • 길민권
  • 승인 2013.07.2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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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기준·유통구조·문화와 인식 달라…장기적 플랜가지고 준비해야”
한국의 정보보안산업이 나아갈 길은 어디일까. 지난해 KISA에서 발표한 ‘2012년 국내 지식정보보안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보안 분야 2012년도 국내 업체 매출액은 1조6천642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2016년까지 2조6천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도 하고 있다. 그리고 정보보안 시장에 진출한 기업 수는 278개로 집계됐다. 종사 인원은 9천244명이다. 사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소규모 기업들도 상당수 있다.
 
통계만으로 보면 278개 기업의 전체 매출이 1조6천억원대라는 것이다. 한편 정보보안 기업들의 수출현황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2011년 수출액 규모는 450억, 2012년에는 490억에 그치고 있다. 반면 물리보안 분야 수출은 2012년에 1조3천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데일리시큐는 <함께가자 해외로!> 코너를 만들어 정보보안 기업중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그들의 해외시장 진출 스토리를 들어보고 실패담과 성공담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작은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편집자 주)
 
지란지교소프트(대표 오치영) 해외 사업의 90%는 일본에 집중돼 있다. 이외 미국과 동남아 시장도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이 기업은 2005년 처음 일본에 진출해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매출 현황을 보면 2007년 2억, 2008년 4억, 2009년 8억, 2010년에 15억, 2011년에 25억, 2012년에 80억의 매출을 달성했고 2013년 예상 매출액은 100억이다.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일본 시장 주요 수출 솔루션은 ‘기가팟’ ‘스팸스나이퍼’ ‘메일팟’ ‘다이렉트리더’ 등이다. 기가팟은 보안웹파일서버로 현재 일본시장에 4천여 개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제품이다. 또 일본 시장조사 기관 ITR조사에서 파일전송분야 3위를 수상했으며 미우라아오키 해외특별상 수상, 일본 CSAJ협회 최우수상 수상, 일본 정부주관 정보화월간 의장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스팸스나이퍼는 스팸메일차단솔루션으로 200개 이상 기업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메일팟은 발송메일승인솔루션으로 500개 이상 기업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또 다이렉트리더는 기업용 모바일 탐색솔루션으로 올해 2월 출시해 6개월도 안된 상태에서 벌써 500여개 기업고객을 확보한 상태다.
 
지란지교소프트 관계자는 “일본에서 개최하는 IST(Information Security Expo)를 2007년부터 매년 참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했다. 총 9개 솔루션을 가지고 3개 부스를 운영했다”며 “또한 일본 현지 솔루션 유통사와 함께 매년 파트너데이를 개최해 파트너사들 간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그외에도 각종 프로덕트 세미나 등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3 RSA 컨퍼런스 참가 모습>
 
한편 이 기업은 미국과 동남아 시장 개척도 전개하고 있다. 미국은 2011년 말,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인터넷유해물차단 솔루션을 판매중이며 동남아는 싱가폴을 거점으로 직원을 파견해 싱가폴 및 인접국가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은 RSA전시회를 2012년부터 2회 연속 참가하고 OEM파트너를 중점적으로 발굴하는 것을 1차 목표로 두고 있다. 싱가폴은 ‘CommunicAsia’를 2010년부터 4회 연속 참가하고 있으며 SW수출마케팅멘토링사업, 동남아시장개척단 등 정부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하며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쯤에서 지란지교소프트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은주 부장을 만나 해외진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시행착오와 성공담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 / 지란지교소프트 해외사업 총괄 김은주 부장]


<지란지교소프트 일본 파트너데이 행사>

 
-해외시장 진출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내수시장의 한계가 첫번째 이유다. 지란지교소프트가 내년이면 창립 20주년이 된다. 창업초기 비전을 ‘쓰리100’으로 정했다. 100억 달성, 글로벌100대 소프트웨어 기업, 100년가는 기업이 목표였다. 쓰리100을 달성하려면 내수로는 한계가 있었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은 선택이라기보다는 필수였다. 2005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책임지게 됐다. 본격적 준비는 2006년부터 시작했고 2007년부터 일본시장에서 작은 매출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후 2배 규모로 매년 성장해 오고 있고 지난해 80억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 수출액 100억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왜 일본 시장을 첫 타깃으로 정했나?
우선 지리적으로 가까워서다. 비즈니스 토양이 비슷할거라 생각했다. 가까워야 비즈니스 접점을 만들어가는데 유리할거라 생각했고 문화도 우리와 비슷할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무조건 일본을 정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어떤 점에서 달랐으며 어떻게 극복했나?
그래도 일본이 미국이나 다른 곳 보다는 비슷하지만 기업조직이나 사고방식이 우리와는 다르다. 우선 제품을 보는 기준이 달랐다. 우리 입장에서는 국내 1위 제품이라고 자신하며 들고 갔지만 일본인들의 눈에는 아니었다. 품질 기준의 차이가 컸던 것이다. 처음 오피스하드라는 제품을 들고 갔다. 기업용 보안 웹하드 제품으로 한국에서 자리잡은 제품이다. 오피스하드는 일본에서 블루오션이었다. 대체 상품이 일본에서는 없었다. 제품의 컨셉을 설명해야 할 정도였다. 기업 중요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는 제품이라는 것을 인식시키는데 시간이 걸렸다. 대용량 파일을 쉽고 안전하게 협력사와 공유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이 자리잡히자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갔고 현재는 일본에서 4천여 개 고객사가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 소프트웨어산업협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은 도입부터 점검까지 엄청난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 일본 특유의 꼼꼼한 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전반적으로 시간이 오래걸린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5배 정도 시간이 소요되고 기업 규모가 클수록 더 걸린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규모가 큰 기업보다는 프로세스 타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제품과 가격을 리패키징한 것이 주요했다. 이런 과정에서 지란지교소프트 내부직원들의 인식도 바꿔야 했고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마케팅하는 모든 과정을 일본 시장에 맞추는 작업도 진행했다.
 
-일본 시장 유통구조도 우리와는 다를텐데.
일본 유통사 선택도 큰 기업보다는 중소규모 기업을 확보하고 있는 유통구조를 찾았다. 그게 잘 맞아서 레퍼런스가 많이 늘었다. 일본은 유통레이어가 복잡하다. 파트너를 찾아서 리셀러가 붙는 식이다. 처음 손잡았던 파트너와 손발이 잘 맞았던 것 같다. 파트너는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네트워크가 좋고 우리와 커뮤니케이션이 통하고 스피드있게 갈 수 있었다. 시장 진입 초기에는 그런 파트너를 잘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파트너 선택이 필수다.
또한 소프트웨어는 무형의 문화산업과 같다고 생각한다. 애플처럼 IT 생태계를 선도하는 것이 아닌 이상 그 나라 문화를 뼈속 깊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제품을 파는 것이 중요하다. UI도 우리가 만드는 것과 그들이 만드는 것 다르다. 전체적인 UI에서 그들 문화가 녹아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소프트웨어 제품이 팔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파트너를 잘 만나야 한다는 것이 더 없이 중요한 부분이다.
 
-품질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언급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인가?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품질 기준에 대한 차이를 극복하기가 제일 어렵다. 제품의 완성도와 관련 문서, 사후서비스 등에 관한 기준이다. 한국에서는 일단 팔고 후에 고객이 원하는대로 고쳐주는 형식이다. 문서도 1차로 주고 후에 요구하는대로 다시 만들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한다. 제품, 관련문서 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풀셋으로 가야한다. 이런 부분이 해결되면 팔리기 시작한다.
 
-가격차이는 어떤가?
일본시장은 굉장히 정직한 시장이다. 가격을 잘 쳐준다. 입금도 제 때 이루어지고 제 가격을 주고 산다. 그래서 품질에 대해 더욱 꼼꼼한 조건을 들이대는 것이다. 유지보수율도 좋다. 초기 진입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일단 진입하면 구조적으로 잘돼 있는 시장이다. 또 일본 시장에서 자리 잡으면 미국시장 진출 시에도 레퍼런스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잘 팔리는 제품은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해 준다.
 
-일본 시장 진입 장벽은 어떤가?
그런 부분은 의외로 없다. 우리나라처럼 까다롭지 않다. 가장 큰 것은 일본시장에서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느냐를 가장 따진다. 또 원하는 RFP를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시 된다.
일본 담당자들도 문제발생하면 내 책임이 아니기를 바란다. 그래서 레퍼런스가 보장된 글로벌 제품을 도입하려고 한다. 이런 부분을 충족시켜야 한다. 일본시장에서 글로벌 제품들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일은 아니다.
 
-개인정보보호 관련 솔루션은 어떤가?
개인정보보호 솔루션은 일본과 코드가 맞지 않는다. 일본의 개인정보보호법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시장 진입이 녹록지가 않다.


<싱가폴 CommunicAsia 전시회 참관>
 
-일본 이외 시장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현재는 일본에 집중돼 있지만 다른 나라도 찾고 있다. 동남아 시장과 미국 시장을 추진중이다. 동남아는 싱가폴에 베이스캠프를 꾸렸다. 싱가폴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만, 태국 등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은 초반에 글로벌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하는 것으로 전략을 잡았다. 해외 전시는 꾸준히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은 꾸준히 비즈니스를 할 기업인지를 전시회를 통해 살핀다. 규모의 변화도 본다. 일본도 마찬가지여서 IST를 7년째 나가고 있다. 동남아도 싱가폴 전시회를 4년째 나가고 있으며 국책사업 시장개척 업체로 참여해 나가고 있다.
 
-어떤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통할까?
아시아권은 한국에서 입지를 굳힌 제품을 가지고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노하우도 있고 기술축적될 때 나가야 한다. 서구권은 제품을 만들 때부터 해외시장 진출가 염두에 두고 그쪽 파트너와 손을 잡고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좋다. 기획단계부터 서구쪽 파트너가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그 나라 시각으로 제품을 만들 수가 있다. 아시아권과 서구쪽은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 지란지교소프트도 아시아와 서구에 대한 전략과 전술을 달리 가져가고 있다.
그리고 진입 시점도 상당히 중요하다. 지란지교 스팸방지 제품이 일본에 좀 늦게 들어갔다. 그래서 성장세가 크지 못하다. 이미 시장이 형성된 뒤 들어가서는 힘들다. 시장 형성 초기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기간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잘 포착해야 한다. 지란지교도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해외시장에 대해 점점 시야도 넓어지고 체질도 개선되고 있는 중이다.
 
-일본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에 조언을 해준다면?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 풀셋 개념의 품질체계다. 그들은 리소스에 오타가 있으면 버그로 볼 정도로 철저하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에 직면했을 때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 품질 기준 자체가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 더욱 투자해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형태로 바꿀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해외시장 진출은 CEO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직원들도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그리고 파트너 선택도 중요하고 그들과 적절한 역할 분담도 잘 이루어져야 한다. 현지 목소리를 많이 듣고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컬에서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은 많이 역할을 많이 넘겨주고 약속은 무조건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그리고 길게 봐야 한다. 일본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은 절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상보다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고 시작하길 바란다.
그리고 로컬 인력들이 전시회에 나서야 하고 그들 방식으로 말하고 어프로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부와 기업은 시각과 견해가 다르다. 대기업도 해외진출 힘들어하는데 중소기업들은 오죽하겠나. 정부에 바라는 점은 정부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정부가 네트워크를 만들어주고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세제지원보다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미국가면 어디를 컨텍해야 할지 찾기도 힘들다. 정부가 단기간 성과만을 생각하면 안되고 긴 호흡으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해외 진출할 수 있는 네트워크 공유와 시스템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얼마전 미래부에서 정보보호 산업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한 내용중 글로벌 정보보호 기업 육성을 위한 계획이 발표됐다. 이중 글로벌 정보보호 진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ODA 연계 및 해외거점 활용 수출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 글로벌 시장진출을 촉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김 부장의 말처럼 단기간의 성과를 보고 추진할 것이 아니라 긴 호흡을 가지고 수출 지원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만드는데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길 희망해 본다.
 
데일리시큐 길민권 기자 mkgil@dailysec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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