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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방어대회 중단 사태…해킹대회 본질 퇴색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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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방어대회 중단 사태…해킹대회 본질 퇴색돼!
  • 길민권
  • 승인 2013.07.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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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해킹대회도 상금 타고 스팩쌓기 위해 열려…해커들 축제는 옛말”
7월 정보보호의 달을 맞아 7월 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주최한 해킹방어대회(HDCON) 본선이 시작 4시간 10분 만에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다.
 
예선을 통과한 11개 팀 43명이 출전한 이번 본선대회는 대상 1개팀에 1천만원, 금상 2개팀에 각 400만원, 은상 2개팀에 각 200만원의 상금이 지급되는 대회이며 KISA 해킹방어대회는 올해로 10회째로 국내에서 권위있는 대회중 하나로 해커들 사이에서 인정받아 왔다.
 
KISA 전길수 단장은 데일리시큐와 전화 통화에서 “문제 유출 정황이 나와 대회를 취소하게 됐다. 현재 사실 관계를 조사중이다. 2~3일 안에 조사가 끝나면 중단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밝힐 예정”이라며 “본선 대회는 한 달 후 다시 개최할 것이다. 이번 대회 문제 출제팀이 될지 다른 팀이 될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 가장 전통과 권위가 있는 대회인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상당히 아쉽다. 여파가 오래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조사해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문제 출제는 국내에서 많은 해킹대회 운영을 해 온 팀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출제팀은 현재 KISA로부터 자세한 사항을 전달받지 못했으며 조사결과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KISA 해킹방어대회 문제출제팀 계약은 경쟁입찰을 통해 결정됐다.
 
한편 이번 대회 본선에 참가한 팀 중 한 맴버는 당시 현장 상황에 대해 “대회 중단시 자세한 이유는 듣지 못했다. 당시 KISA 직원들 뿐만 아니라 문제출제팀 그리고 대회참가팀들도 자세한 사항을 모른채 대회장을 빠져 나왔다”며 “이후에 문제유출 의혹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다수의 해킹대회 참가 경력을 가지고 이번 대회 본선에도 참가한 그는 “대회 중에 전체 네트워크가 느리고 인증문제도 발생했지만 이런 문제는 어느 대회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라며 “문제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문제출제팀의 같은 팀맴버들이 대회에 나오게 되면 문제 유출이 아니더라도 같은 팀원들이 낸 문제들을 예측하는데 다른 참가팀에 비해 유리할 수는 있다. 같이 스터디를 하고 공부했던 문제들이 실전 문제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문제유출로 오해할 수 있는 것이고…하지만 팩트는 KISA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어 어떤 이유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말 공정하게 하려면 문제 출제팀을 수능문제 출제처럼 모처에 가둬두고 휴대폰도 빼앗고 대회가 끝나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이런 문제가 불거진 가장 큰 이유는 해킹대회 의미 자체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해킹대회는 그야말로 해커들의 축제이고 놀이의 한마당이다. 그런데 정부기관에서 대회를 열고 큰 상금도 걸려있어 대회 주최측이나 대회에 참가하는 해커들이 순수한 마음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해킹대회를 이제는 돈벌이 수단이나 스팩쌓기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대회인 데프콘은 상금 한 푼 없어도 그 권위는 대단하다. 데프콘도 운영에 문제가 있어 대회가 욕을 먹는 경우도 있지만 그걸로 대회를 중단하는 경우는 없다. 왜냐하면 다들 즐긴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해커들만 상금을 타기 위해, 일등을 위해, 스팩을 쌓기 위해 해킹대회에 참가하는 것 같다. 해킹대회의 본질이 퇴색되면서 이런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한다고 본다. 해커들의 축제가 아니라 일등을 해서 상금을 받고 스팩을 쌓기 위한 해킹대회가 계속 되는 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은 재발될 소지가 크다”고 아쉬워했다.
 
데일리시큐 길민권 기자 mkgil@dailysec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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