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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넥슨 아메리카 강병탁 팀장 “삶의 질 높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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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넥슨 아메리카 강병탁 팀장 “삶의 질 높이려면…”
  • 길민권
  • 승인 2013.04.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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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기계가 할 일은 기계에게 사람은 보다 창조적인 일에”
“window31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약 3년간 리버스 엔지니어링, 악성코드 등 해킹/보안 관련 기고물을 연재했다. 국방부, KISA, 침해사고대응협의회, 고려대, 카이스트, 홍익대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리버스 엔지니어링에 대한 공개 강의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Developer Security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 MVP를 수상했으며, 보안 블로그 Broken Code(www.window31.com)를 운영하며 각종 해킹/보안 테크니컬 칼럼을 작성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해킹대응연구실 소속으로 정보보호학을 공부했으며, 잉카인터넷 재직 시절에는 온라인 게임보안 솔루션인 nProtect GameGuard의 Lead Programmer, 넥슨 코리아에서는 게임보안팀 팀장으로 재직했다. 현재는 넥슨 아메리카 정보보안팀 팀장으로, 미국 지사의 보안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누굴까. 바로 넥슨 아메리카 정보보안팀 강병탁 팀장이다. 위 소개는 그가 지난해 9월 각고의 노력끝에 출간한 <리버스 엔지니어링 바이블 / 코드 재창조의 미학>이란 책에 실린 저자소개 글이다. 이력만 봐도 그가 보안분야에 얼마나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일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강병탁 팀장은 지난해 4월 넥슨 아메리카의 정보보안팀 셋팅을 위해 가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로 건너갔다. 이제 미국생활 1년이 다 돼 가는 시점에 그가 잠시 한국을 방문했다. 바로 지난 24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13(Nexon Developers Conference 2013) 발표를 위해서다. 코엑스에서 잠시 그를 만났다.  
 
강팀장은 “넥슨 아메리카에 보안팀이 없어 셋팅을 위해 건너가게 됐다. 지금까지 보안시스템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만드는데 정신없었다”며 “포지션이 좀 바뀌었다. 한국에서는 서비스보안과 게임보안을 담당했는데 거기서는 인프라 네트워크 보안을 담당하고 있다. 사실 인프라, 네트워크, 게임, 개인정보보호 정책까지 모두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정이 빡빡했다”고 그동안 생활을 소개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미국에서 직장생활이란 것이 녹록지 않았을텐데 어땠을까.
 
◇언어의 벽을 넘어=그는 “넥슨 아메리카는 경영진도 현지인이고 인프라 네트워크팀도 현지인이다. 커뮤니케이션도 영어로 해야 하고 한국인들끼리도 회사 정책상 영어로 대화를 해야 한다. 개인프라이버시도 심해 동료들 간에도 신체와 관련된 말도 조심해야 한다”며 “특히 언어가 제일 힘들다. 팀을 구축해야 하는 입장에서 팀원들과 커뮤니케이션도 힘들고 그리고 미국은 직군별로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지 문서로 정의해 놔야 한다. 그런 작업들도 만만치 않다. 또 인사팀, 총무팀 등과도 협업을 할 일이 많아 대화를 해야 하고 솔루션 검토, 로그분석 등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력 앞에서 안되는 일이 뭐 있겠나. 그는 잘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인들은 듣고 읽고 쓰고는 어느 정도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말하는 것에는 약하다.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어로 말을 많이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며 “생활속에서도 계속 말하는 훈련을 하고 회사에서 과외 선생을 배정해줘 현지에서 주로 사용하는 표현 위주로 열심히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기계가 할 일은 기계에게 사람이 할 일은 사람이=업무를 하면서 그가 느낀 점들이 궁금했다. 그는 “미국와서 느낀 점이 이곳 친구들은 정말 자동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게임운영 등 상당한 부분을 자동화 시켰다. 보안부분에서도 운영과 점검툴들을 상당부분 자동화 시킨 상태”라며 “매일매일 기계적으로 해야 할 일들을 굳이 사람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기계가 할 일은 기계에게 사람이 할 일은 사람이. 자동화를 시켜 놓으니 사람들은 더욱 창의적인 일들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어 단순 노동에 지치는 일이 많이 줄어 좋은 것 같다”고 말한다.
 
또 “인프라 네트워크 보안팀 멤버들을 개발 분야 능력자들을 많이 배치했다. 한국과는 다른 시스템으로 가고 싶었다. 솔루션 사다가 기계적으로 끼우는 그런거 말고 우리 서비스에 맞는 최적화된 보안시스템으로 직접 구축하고 모든 것을 플랫폼화 시키고 있다. 보안업무에서 자동화와 최적화는 중요한 문제다. 지능적으로 시스템화만 잘 구축해 놓으면 사람이 일일이 하지 않아도 된다”며 “보안인력이 단순 운영인력으로만 활용되지 않도록 진보적 생각을 가지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보안인력들은 본인이 몸담은 회사의 서비스 구조나 환경에 대해 잘 이해해야 하고, 그것을 파악한 상태에서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 세가지 사항이 필수인데 첫번째로 보안시스템을 직접 구축/개발할 수 있어야 하고, 두번째로 불필요한 보안점검이 아닌 우리 구조에 맞는 보안점검을 수행할 것, 세번째로 사고발생시 빠르게 현황파악 할 수 있는 데이터수집 시스템과 분석능력 등을 갖추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안팀을 최고의 멤버들로 구성해 놓았고 실제로 이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인들이 작은 부분이라도 자동화시키고 시스템화 시켜서 일한다는 것. 우리나라처럼 각계전투 형식으로 일하지 않는 다는 것. 단순반복적이고 사소한 것까지 사람이 하게 되면 일에 재미가 없고 지친다는 것.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 기계가 할 일은 기계에게 사람이 할 일은 사람이 하도록 시스템화 한다는 것. 이 부분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보안정책 수립 부분도 힘들었다고 한다. 강 팀장은 “처음엔 한국 정책을 받아서 구축했는데 현지랑 맞지 않아 반 이상 수정했다”며 “현업 부서들과 일일이 미팅을 가졌다. 정책을 세우는데 내부 직원들의 협의와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반대도 많고 잘 따르지 않게 된다.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실에 맞는 정책을 세우려고 노력했다. 부서별 업무파악을 모두 하고 그들과 대화를 통해 정책을 수립하니 큰 문제없이 정책을 잘 따라주고 있다”고 한다.
 
그가 미국에서 또 하나 느낀 점은 바로 새로운 트랜드에 대한 갈망이었다. 그는 “미국 친구들은 새로운 트랜드를 찾아 가는 걸 너무 좋아한다. 정말 처음 듣는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친구들도 있어 정책상 문제가 없는지 보안팀과 상의하는 일도 많다. 좀 난감할 때도 있다”며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용해 보려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이제 그에게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그는 “첫해는 인프라 네트워크 보안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내부 안정화 시기를 거쳐 서비스 보안쪽을 준비할 예정이다. 웹 공격과 게임쪽 공격들에 대비해야 한다”며 “한국보다 미국 현지가 공격량이 훨씬 많다. 위협의 강도도 강하다. 같은 게임이라도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더 빨리 취약점이 발견되고 공격도 이루어지고 있어 항상 긴장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한 대비를 위해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모든 일은 시스템화…삶의 질이 달라진다=그는 미국 업무에서 가장 좋은 점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한다. “미국은 각계전투로 일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체계와 순서를 정해 시스템화 해서 일한다. 다만 긴급업무를 해야 할 때는 단점으로 작용하지만 평상시 업무에서 계획을 잡아가며 일 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삶의 질이 높아진다. 또 단순 반복 업무가 줄어드니 새로운 트랜드를 접하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이런 말도 잊지 않았다.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생활영어 정도는 안된다. 미국 취업을 위해서는 자기 분야 전문용어로 회의와 토론이 가능해야 한다”며 영어공부를 강조했고, 또 “한국에서는 멀티플레이어를 원하지만 미국은 자기 분야에 확실한 사람을 원한다. 보안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한가지 자기 분야에 확실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에서도 항상 메인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전문가인지를 확인한다. 멀티 보다는 자기 분야에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강팀장은 미국 근무에 만족해 하고 있다. 새로운 것을 접하고 배우는 시간이 너무 좋다고 한다. 또 처음 보안팀을 구축할 때가 제일 재미있다는 그.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안인력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할지 우리 기업들도 그리고 보안팀 스스로도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강병탁 팀장, 캘리포니아의 화사한 햇살 속으로 다시 돌아가 새로운 기술과 트랜드를 배우고 돌아와 한국의 후배들에게 잘 전수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데일리시큐 길민권 기자 mkgil@dailysec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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