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에서 통용되는 융합은 이종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되는 화학 작용을 거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활동 혹은 기술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기술적 영향으로 최근 5년간 주요 정책의 키워드로 융합이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되었고 이제는 미래를 설정하는 정책에 있어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보안 분야의 융합 역시 에너지, 자동차, 선박 등 다양한 산업에 임베디드 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몇 해 전부터 있어왔고 최근에는 사회 안전망과 홈랜드 시큐리티 등의 안보 관점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학교 폭력과 각종 강력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사회 안전을 위협하고 있고 미국 역시 총기 난사 사건 등으로 사회적 차원의 예방적 보안 인프라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배경에 의해 융합보안이 새로운 산업으로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것이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물리보안업체들도 융합보안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산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으며, 융합보안에 대한 투자를 일찍 시작한 몇몇 정보보안 업체들은 작년에 폭발적인 매출 증가라는 성과를 얻었다.
 
보안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사이버 공간과 실제 공간의 경계가 모호해 지고 있고 침해 사고의 피해가 단순한 금전적 피해가 아닌 사람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안전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사회 구성원이 인식하기 시작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융합보안 시장은 경제적 혹은 산업의 관점에서 매우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각종 보안 위협으로 인해 보안 솔루션의 도입은 더욱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라 보안관리영역 역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보안관리영역의 증가는 자연스레 업무 효율성의 저하를 가져오기 마련이고 효율성과 편리성을 높여야 하는 보안관리자에게 융합보안의 도입은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서로 상이한 용도를 가지고 있는 설비, 장비 및 시스템 정보의 융합으로 기존의 정보보다 더욱 유의미한 고급 정보의 생성이 가능한데 이러한 정보가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의 기초로 활용될 여지가 크다. 또한 보안이 IT외에도 여러 산업의 필수적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시장 상황 역시 융합보안의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그렇다면 융합보안 산업이 하나의 산업으로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결국 보안업계와 정부, 학계 등이 함께 찾아야 할 과제다.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시장에 적용 가능성이 큰 의미 있는 시범 사업 발굴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연구 결과라 하더라도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한 그 가치를 인정 받기 어려운데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을 조기에 발굴해 구체적인 시장 형성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제도 개선을 통해 시설과 안전을 담당하는 부서와 정보보안을 담당하는 부서를 총괄하는 통합된 CSO의 역할도 확립되어야 한다.
 
융합보안 산업은 아직 국가간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고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 역시 높은 상황이기에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3년은 바로 그러한 노력의 출발점이 되길 희망한다.
 
[글. 이용균 이글루시큐리티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