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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집단소송 결과…GS칼텍스 판결문을 보면 감이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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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집단소송 결과…GS칼텍스 판결문을 보면 감이 와
  • 길민권
  • 승인 2012.08.0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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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해킹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정신적 손해 발생 인정 안해
KT 870만명 개인정보유출 사건에 대한 집단소송 참가자가 3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집단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법무법인 평강이다. 평강측은 지난 2일부터 집단소송 인터넷 카페(cafe.naver.com/shalomlaw)를 개설하고 변론비로 단돈 100원에 인지대 2,500원만 받고 KT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법무법인 평강은 공익변론으로 착수금이나 승소시 일반적으로 30% 정도를 변호사가 가져가는 성공보수도 받지 않겠다고 밝혀 향후 더 많은 소송참가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집단소송의 승소여부에 대해서 법률전문가들의 의견은 회의적이다. 지금까지 이베이옥션, GS칼텍스, 신세계몰, 현대캐피탈, SK컴즈, 넥슨, EBS 사건 등 대규모 정보유출 사건에 대해 법원은 손해배상 판결에서 집단소송 원고측의 손을 들어준 사례가 없다.
 
왜 승산이 없는 게임일까…GS칼텍스 판결문 보면 알 수 있어
특히 외부 해킹에 의한 정보유출 사고에 대해서 법원은 기업의 과실과 원고측의 피해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판결을 선고한 사례가 없다. KT 사건 또한 비슷한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집단소송에 의한 손해배상 소송은 큰 승산이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내 대형 정보유출 사건 소송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구태언 행복마루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관련 법원 동향이 해킹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서는 정신적 손해 발생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GS칼텍스 1,1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판결문을 보면 이번 KT 정보유출 사건에 대한 집단소송이 얼마나 승소 가능성이 희박한지 알 수 있다. GS칼텍스 사건은 해킹에 의한 것이 아닌 내부자 소행임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법원판결이 내려졌다.
 
법원은 이렇게 판결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자기정보결정권이 침해되기에 이르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그 개인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했다고 할 수 없고 개인정보의 유출로 인해 그 개인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했는지는 유출된 개인정보의 종류와 성격, 개인정보와 개인정보 주체와의 관계, 유출의 정도 및 이에 따라 예상되는 위험성, 정보수집 주체가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한 방식과 규모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개별적, 구체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 사건(GS칼텍스 사건)의 개인정보는 원고들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개인을 알아 볼 수 있는 정보이고 사상, 신념, 노동조합, 정당의 가입, 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와 같이 정보주체에 관한 아주 민감한 정보는 아닐 뿐만 아니라 은행계좌번호, 은행계좌의 비밀번호 등 금융에 관한 정보와 같이 공개될 경우 곧바로 정보주체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높은 정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더불어 “실제로 이 사건 개인정보가 부정하게 사용되었다거나 이 사건 개인정보의 유출로 말미암아 이를 취득한 제3자로부터 많은 양의 스팸메시지나 스팸메일을 받게 되었다는 등의 원고들이 개별적, 구체적인 피해를 입은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거나 부족한 상태에서, 원고들의 개인정보가 한때나마 유출된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원고들에게 정신적인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 달리 원고들이 개별적, 구체적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들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KT측이 사건초기에 매스컴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출된 정보를 모두 회수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출된 정보를 회수했다는 것을 법원에서 인정받게 되면 당연히 GS칼텍스와 같은 판결이 내려질 확률이 크기 때문에 KT측은 계속해서 유출된 정보를 회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유출된 정보와 정보주체의 피해에 대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원이 원고측의 손을 들어 주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연 집단소송 원고측 변호인이 KT의 과실을 입증하고 그 과실로 인한 피해로 인해 원고들의 정신적 피해가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를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법조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데일리시큐 길민권 기자 mkgil@dailysec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