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3 08:10 (목)
[신간]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의 색다른 블랙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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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의 색다른 블랙 코미디!
  • 우진영 기자
  • 승인 2020.10.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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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대중교통에서 읽지 마시오” 2001년 일본 출간 당시의 독자 공통 독서 후기다. 비장한 이 조언은 노련한 작가의 문장 사이로 마음껏 유영하는 독자 동지를 위한 경고문에 가깝다.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은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노련한 추리 작가만이 쓸 수 있는 블랙 코미디 작품집이다. 8개의 단편으로 묶인 이 작품집을 관통하는 주제는 추리 소설가, 편집자, 독자다. 각 단편의 주인공과 사건은 개별적인 작품이다.

독자는 경쾌한 리듬으로 전개되는 사건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작품에 푹 빠지게 된다. 빠른 호흡으로 읽어 내리고 그의 자조적이고, 날카로운 유머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집에 첫 번째로 수록된 ‘세금 대책 살인사건’은 그야말로 이 책의 분위기를 잘 드러내는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장르의 본격 추리소설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이 작품에서 독서 태도의 노선을 변경하게 될 것이다. 게이고는 자신이 추리소설가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여 그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를 마련해두었다.

처음으로 돈을 많이 벌게 된 추리 소설가! 그는 세금 신고를 위해 친구인 하마사키가 근무하는 회계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한다. 며칠 뒤, 충격적인 액수가 적힌 견적 서류가 집으로 도착한다. 성공의 결실을 축하하며 해외여행도 가고, 흥청망청 명품을 사며 즐겼을 뿐인데! 아뿔싸, 세금! 이런 말도 안 되는 금액이라니! 소설가와 그 아내는 충격에 휩싸여 엉엉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하마사키는 대책 없이 돈을 펑펑 쓰고 다닌 이들을 위해 세금 면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작가의 영수증 처리를 위하여 인물들은 갑작스레 홋카이도의 겨울에서 하와이로 건너가게 된다. 그 외에도 얼렁뚱땅 저녁장을 본 영수증까지 소설 속에 녹여내는 동안, ‘세금 대책 살인사건’은 독자를 깔깔 웃긴다.

이후로 이어지는 ‘범인 맞추기 소설 살인사건’, ‘고령화 사회 살인사건’ 등 다른 일곱 단편 역시 마찬가지로 또 다른 추리 소설가와 편집자가 등장한다. 각각 다른 인물과 사건을 필두로 하지만, 추리 소설가와 편집자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저자인 추리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를 연상케 한다. 독자가 필연적으로 자신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장치를 설정해두고, 그는 자기 자신과 편집자, 출판사를 대상으로 한 블랙 코미디를 능청스럽게 풀어놓는다.

독자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추리 소설가의 작품을 통해, 각 소설 속의 주인공인 다양한 ‘추리 소설가’들의 이야기를 엿보게 된다. 메타 픽션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이 작품집, 꽤나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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