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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감] 소방활동 방해 차량 강제처분 0건으로 확인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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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감] 소방활동 방해 차량 강제처분 0건으로 확인돼
  • 길민권 기자
  • 승인 2020.10.0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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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 42.5%, “사후 처리 과정상 행정적-절차적 부담 때문”

화재진압 과정에서 소방차 통행이나 소방활동에 방해가 되는 차량을 견인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법제도 활용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은주 의원(정의당)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방기본법 제25조 제4항 및 제5항에 따라 차량 견인에 대한 처분 및 지원에 관한 근거 조항이 2018년 6월27일 시행된 후에도 소방활동 중 차량 견인 내역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화재진압이나 인명구출을 위해 긴급출동할 때 소방차의 통행과 소방활동에 방해가 되는 주차 또는 정차된 차량, 물건을 제거하거나 이동시킬 수 있는 ‘강제처분’이 가능하다.

지난 2018년 3월 차량견인에 대한 처분과 지원에 관한 근거 조항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소방당국은 지자체 등 관련 기관에 견인차량과 인력지원을 요청할 수 있고, 시-도지사는 견인차량과 인력을 지원한 자에게 시-도의 조례로 정한 비용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각 지역 소방본부들은 비상시 업무요청을 할 수 있는 견인차-사다리차-기타 중장비 업체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업무협약 체결 건수는 전국 18개 시‧도 소방본부 2천35건에 달한다. 하지만 9월말 현재까지 현장에서 견인차나 사다리차, 기타 중장비업체들을 부른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소방공무원들이 강제처분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사후 처리 과정에서 강제처분 대상 차주의 민원제기나 소송문제 발생에 대한 우려 등 행정적-절차적 부담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이 제출한 국립소방연구원의 ‘소방현장 강제처분 실행력 제고를 위한 설문조사 통계 분석보고서’를 보면 현장 소방공무원 74.5%는 강제처분의 현장 적용에 대해 “잘 되지 않는다”고 답했고, 그 이유에 대해 42.5%가 “사후 처리 과정상 행정적-절차적 부담”을 꼽았다. 강제처분 행위자에 대한 신분상 불이익을 우려하는 답변도 20.4%로 많았다.

국립소방연구원이 올해 4월 22일부터 5월 12일까지 전국 시-도 현장지휘관 및 진압-구조-구급 등 현장 소방공무원 1만 4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3%가 강제처분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필요하다”고 봤다.

소방활동 중 강제처분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는 빈도에 대해서는 ‘출동 10회 중 3회 이상’이 44.3%로 가장 많았다. 소방공무원 22.9%는 ‘출동 10회 중 5회 이상’, 7.7%는 ‘출동 10회 중 7회 이상’ 강제처분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답했다.

강제처분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서는 소방차 통행을 위해 주‧정차된 차량을 이동시켜야 할 때가 38.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명구조, 응급이송을 위해 출입문 파괴(23.7%), 소방차 통행을 위해 장애물 제거‧이동(18.8%)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소방활동 중 강제처분을 시행해 봤거나 시행한 것을 본 경험은 거의 없었다. 92.5%의 소방공무원들이 강제처분 시행 경험이 없거나 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강제처분 제도의 현장 적용이 잘 이뤄지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사후 처리 과정상 행정적‧절차적 부담(42.5%), 강제처분 행위자에 대한 신분상 불이익 예상(20.4%), 강제처분 후속절차 등 이해부족(14.5%), 현장지휘관의 지시 또는 명령이 없어서(11.7%), 강제처분의 개념을 잘 몰라서(6.4%), 강제처분을 할 만큼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서(3.9%), 기타(0.4%) 순으로 나타났다.

강제처분을 비롯해 소방활동으로 인해 발생되는 민원처리를 전담하는 부서 지정에 대해 91%의 소방공무원이 찬성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서울소방재난본부 1곳에서만 ‘현장민원전담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소방청은 “소방활동 중 강제처분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전국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주 의원은 “불법 주-정차 차량 강제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강제처분을 진행한 소방공무원 개인에게 사후 책임을 지우거나 신분상 불이익을 주는 일이 생겨선 안된다”며 “18개 시-도 소방본부 전체에 현장민원전담팀을 구성해 민원제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애초에 강제처분 대상이 되지 않도록 시민들 또한 주차금지 구역에 불법 주-정차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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