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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비시 서버-스토리지’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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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비시 서버-스토리지’에 관심 집중
  • 우진영 기자
  • 승인 2018.11.2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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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천문학적인 비용 투자가 반복해서 선행되었던 서버-스토리지 시장도 경기불황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대안 마련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업계가 추산하는 시장 규모는 약 3조 3천억 원 상당, 평균 3년~4년 주기로 교체가 이뤄지는 장비 특성을 고려하면 한해를 마감하는 연말에 교체 수요가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과거라면 오롯이 신품만 고집한 상황임에도 판매 가격이 정가 대비 50% 미만에 형성하는 가격 탓에 리퍼비시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기업의 경기 상황이 예년과 달리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이 촉발한 리퍼비시는 주문 후 변심으로 수령 거부 혹은 단순 반품된 제품을 신제품과 같은 수준으로 정비해 다시 출고하는 제품을 의미한다. 하지만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리퍼비시 제품이 지니는 의미는 조금 다르다.

정상가에 판매하는 동일한 품질을 지닌 제품의 여유분을 사전에 확보해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필요한 곳에 제때 공급하는 것을 뜻한다. 사실상 신품을 절반가에 구매하는 셈이다. 같은 상품이라면 보다 저렴한 리퍼비시 선호 문화가 먼저 정착한 미국 내 네트워크-서버 장비는 전체 시장에서 30% 규모를 리퍼비시 물량이 소화해낼 정도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다소 늦었지만, 국내도 리퍼비시를 향한 움직임에 본격적인 제동이 걸렸다. 업계 추산 점유율 15% 미만인 약 2,000~3,000억 규모의 시장을 두고 세인엔에스, 아인시스, 큐타 등의 기업이 리퍼비시 장비의 국내 공급 혹은 수출을 주도하며 변화의 중심에 섰다.

한 번 설치한 네트워크 또는 서버와 같은 장비의 사용 연한은 일반적으로 최대가 4년 미만이다. 코어 스위칭&라우팅 장비는 설치 후 평균 4년을 채우고 교체가 이뤄진다. 보안 WAN 라우터도 업계 평균 4년 주기로 교체하고 고성능 서버 또한 비슷한 주기로 교체를 반복한다.

당장 문제없이 동작하는 장비임에도 일정 주기로 교체가 이뤄지는 것은 이유가 있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오작동으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부담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신품 장비로 인한 심리적인 안정도 교체를 앞당기는 한 가지 이유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장비 공급사가 꺼내든 보증 연한에 있다.

초기 장비 구매 시 함께 제공되는 일명 무상서비스 기한은 일반적으로 네트워크 장비 기준 평균 4년 미만이다. 기업은 이 기준을 사용 연한을 결정하는 잣대로 삼으면서 전원이 인가됨과 동시에 교체를 알리는 초침도 함께 돌아간다. 사용 중 문제가 발생하면 제조사가 보장하기에 굳이 보증 연한의 사용 연한 동급 취급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정품 선호 관행도 교체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리퍼비시가 기업시장에 제대로 된 제품으로 인정받고 쓰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 되어서야 가능해진 변화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리퍼비시는 중고와 동급으로 분류하거나 창고에 오래 묵힌 재고로 분류하며 문제시되는 경향이 흔했다. 이와 같은 제품을 또 다른 명칭으로는TPM(Third-Party Maintenance)이라 칭한다.

리퍼비시 브랜드인 커버추어는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이 리퍼비시 시스템을 공급해 왔다. 지난 1986년에 설립한 이후 발빠른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시장에 자리한 그릇된 편견이 한몫했다. 무상 기한 종료 직후에는 높은 유지보수 비용을 책정하고, 불필요한 교체를 유도하는 공급자 중심의 시장 정책이 성장을 부추겼다.

KRG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서버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1조 3,410억 원에서 2018년 1조 4,870억 규모로 성장했다. 내년에는 1조 6,2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커버추어 장비를 공급하는 SI기업 세인엔에스 김종술 대표는 “리퍼비시 장비로 교체했을 경우 정품대비 최대 80% 수준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불황이라는 직격탄에 기업은 비용 대비 효율을 중시하며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리퍼비시 장비의 수요 증가는 기업이 오랜 고심 끝에 나온 현실적인 탈출구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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