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자율주행 차량이 사고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자율주행 차량에는 실제 '시력'이 없다. 자율주행 차량은 광 검출 및 거리 측정 시스템, 레이저 등을 사용해 물체를 원격 감지한다. 통칭 라이다(LIDAR)라고 불리는 이 장치는 고도로 정비된 도로에서는 거리를 측정하고 세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지만, 유지 보수가 되지 않은 도로에서는 바닥의 굴곡 때문에 거리를 감지하기가 어렵다. 또 비와 눈 등 특정 기상 조건을 처리할 능력이 없다. 갑작기 튀어나온 보행자나 장애물에도 취약하다.
라이다를 사용하면 자율주행 자동차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뒤 장애물을 인식한다. 캡처된 이미지는 심신경 네트워크 알고리즘으로 전송돼 분석 과정을 거친다. 장애물을 인식하면 자동차는 속도를 늦추거나 멈춘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 인식 과정은 작은 변화에도 취약하다. 미국의 여러 대학 연구에 따르면 이 카메라는 흑인을 고릴라로 인식하는 등, 약점이 많다.
또 갑작스럽게 장애물이 등장했을 때 깜짝 놀라는 사람과 달리 자울주행 차량은 아무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처리 능력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물체가 앞에 등장할 때마다 프로토콜을 따른다. 자율주행 차량은 움직이는 물체에 접근할 때 모든 것을 계산에 의존한다. 이 계산이 잘못되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갑작스런 장애물 등장에도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다.
즉,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차량이 공공 도로를 달리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갑자기 등장한 보행자를 피할 수 있을 만큼 자율주행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